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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쌀 부족 사태: 쌀값 폭등의 원인과 정부 대책

by 사용설명서 마스터 2025. 4. 29.

2024년 8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쌀 부족 사태, 일명 ‘레이와 쌀 소동’이 2025년 4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쌀값은 16주 연속 상승하며 서민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외식업체와 학교 급식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쌀 부족 사태의 원인, 일본 정부의 대책, 그리고 현재 상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쌀값 폭등, 왜 이렇게 됐을까?

일본의 쌀값은 2025년 4월 기준으로 5kg당 평균 4214엔(약 4만 2000원)에 달하며, 1년 전보다 92.1% 상승했습니다. 도쿄 일부 상점에서는 1kg당 1000엔(약 1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주요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1. 기후 변화와 흉작

2023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본의 주요 쌀 산지(니가타, 홋카이도 등)에서 쌀 수확량이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2023년 쌀 생산량은 662만 톤으로 전년 대비 7.7만 톤 줄었고, 2024년 679만 톤으로 약간 회복했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이 심각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온은 쌀 생산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2. 장기적인 쌀 감산 정책

  • 1970년대부터의 감산 정책: 일본 정부는 쌀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배 면적을 줄이고 전환 작물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이로 인해 쌀 생산 능력이 축소되었고, 농촌 고령화(농가 평균 연령 70세 이상)와 청년 유입 부족으로 생산 기반이 약화되었습니다.
  • 결과: 수요 급증에 대응할 여유 생산 능력이 부족해졌으며, 기후 변화로 인한 흉작이 겹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되었습니다.

 

3. 사재기와 유통 문제

  • 사재기: 2024년 초 노토 반도 지진과 난카이 대지진 우려로 소비자들이 쌀을 대량 구매하며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일부 도매업자들이 가격 상승을 예상해 재고를 비축하며 유통량이 감소했습니다.
  • 유통 문제: 대형 유통업자들이 경매에서 쌀을 고가로 매점하고 중소 업체의 접근을 제한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농협(JA)이 비축미의 94%를 매입한 뒤 소매 유통으로 풀지 않고 보유한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4. 외부 요인

  • 관광객 수요: 엔화 약세로 2023~2024년 외국인 관광객이 3213만 명으로 급증하며 쌀 소비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체 수요의 0.3%에 불과해 주요 원인은 아닙니다.
  • 글로벌 요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료와 밀가루 가격이 상승하며 쌀 소비가 12% 증가했습니다.

 

5.  쌀값 상승 현황

  • 소매 가격: 2025년 4월 기준, 쌀 5kg 평균 소매가격은 4214엔(약 4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92.1% 상승했습니다. 일부 도쿄 상점에서는 1kg당 1000엔(약 1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도매 가격: 2024년 11월 기준, 60kg 도매가격은 2만3961엔으로 전년 대비 57% 상승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응은?

일본 정부는 초기에는 사태를 일시적인 문제로 보았지만, 2025년 들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1. 비축미 방출

  • 2025년 2월: 비상 상황이 아님에도 비축미 21만 톤(밥 29억 공기 분량)을 방출했습니다. 재난 외 비축미 방출은 사상 처음입니다.
  • 2025년 4월: 추가로 10만 톤 방출을 발표했습니다.
  • 문제점: 농협이 비축미의 94%를 매입했지만, 2025년 4월 기준 소매로 풀린 물량은 24%에 불과합니다. 트럭 운전사 부족과 창고 부족 등 물류 문제로 가격 안정 효과가 미미합니다.

2. 수입 쌀 확대

  • 한국 쌀 수입: 2025년 4월, 일본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쌀 22톤을 수입했습니다. 10kg당 9000엔으로 일본 쌀보다 저렴하지만, 관세와 운송비로 한국 내 가격(4만 원) 보다 비쌉니다. 소비자 반응은 “맛있다”와 혐한 정서로 엇갈립니다.
  • 기타 수입: 미국산(칼로스 쌀)과 대만산 쌀 수입이 늘었으며, 2025년 1월 민간 쌀 수입량은 523톤으로 전년(368톤)보다 증가했습니다.

3. 장기 정책

  • 수출 확대: 2030년까지 쌀 수출을 35만 톤(현재의 8배)으로 늘려 국내 수급 압박 시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조정 밸브'로 활용하려 합니다.
  • 고온 내성 품종: 기후 변화 대응으로 고온 내성 품종 재배를 확대하지만, 2023년 기준 14.7%에 불과해 속도가 느립니다.

4. 한계와 비판

  • 늦은 대응: 농림수산성은 2024년 9월 햅쌀 출시로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낙관했으나, 가격 상승이 지속되자 뒤늦게 비축미 방출을 결정했습니다.
  • 정책 지속성 문제: 쌀 감산 정책을 고수하며 근본적인 생산 능력 확충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 유통 비효율성: 비축미 방출이 소매로 연결되지 않고, JA의 느린 출하(24%)로 가격 안정 효과가 미미합니다.

현재 상황: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2025년 4월, 쌀값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16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5kg당 2000엔이던 쌀이 4000엔대로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 외식업체: 스키야, 하마스시 등은 밥 가격을 인상하거나 무료 밥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 학교 급식: 오사카 카타노시는 쌀밥 제공을 주 2회로 줄이고, 3학기에는 주 1회로 축소합니다.
  • 취약계층: 푸드뱅크는 쌀 지원 부족으로 식사량을 줄이거나 면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 사회적 반응: 농민들은 쌀 감산 정책으로 농업소득이 시급 100~970원에 머물자 ‘레이와 농민봉기’ 집회를 열었습니다.

한국과의 연계

흥미롭게도,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쌀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 쌀 수출이 증가하며 한국 농업에 기회가 되고 있지만, 일본의 쌀 부족이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앞으로의 전망

  • 단기: 비축미 방출과 수입 쌀 확대에도 유통 병목과 사재기 심리로 쌀값 안정이 어려울 전망입니다. 비축미 효과는 10% 내외로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장기: 기후 변화 대응, 쌀 생산 능력 회복, 유통 구조 개선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도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마무리

일본의 쌀 부족 사태는 기후 변화, 감산 정책, 사재기, 유통 문제 등이 얽힌 복합적 위기입니다. 정부는 비축미 방출과 수입 확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유통 비효율성과 정책 한계로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2025년 4월 현재 쌀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며, 서민 생활과 취약계층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는 식량 안보와 농업 정책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며, 한국도 유사한 위기에 대비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