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워싱턴과 월가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법안이 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섹션 899(Section 899)' 조항인데요. 이 조항은 외국의 '불공정한 세금 정책'에 맞서 해당 국가 투자자들에게 벌칙성 추가 과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전 세계 투자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섹션 899'가 무엇이고, 어떤 배경에서 나왔으며,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요?
섹션 899'는 무엇인가? 세금 전쟁의 서막?
'섹션 899'의 공식 명칭은 '불공정한 해외 세금에 대한 구제 조치 강제(Enforcement of Remedies Against Unfair Foreign Taxes)'입니다. 이는 미국이 특정 국가의 세금 정책을 '차별적' 또는 '불공정'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국가 투자자들이 미국 내에서 벌어들이는 이자, 배당, 로열티, 임대료 등 특정 소득에 대해 추가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현재 미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의 중인 One Big Beautiful Bill Act, H.R. 1에 포함되어 있으며,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왜 이런 조항이 추진되나요?
'섹션 899' 추진의 주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미국 빅테크 기업 겨냥한 '디지털세' 보복: 유럽 주요 국가들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거대 IT 기업들에 디지털 서비스세(DST)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세금들이 자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차별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OECD가 추진하는 글로벌 최저한세(필라 2) 등 국제 조세 개혁에 대한 불만도 깔려 있습니다.
- '자본 전쟁'으로의 전선 확대: 이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무역 전쟁'처럼, 이제는 조세 분야까지 압박 수단을 확대하여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해외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해외 국가들이 자국 기업에 대해 '불공정한 세금'을 부과하면 미국 시장에서 해당 국가의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죠.
어떤 영향을 미치고, 누가 대상인가요?
이 '섹션 899' 조항은 매우 광범위한 대상을 포함합니다. 해외의 국부펀드, 연기금, 정부기관은 물론 개인 및 기업 투자자까지 폭넓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벌칙성 과세: 처음에는 기존 세율에 5%포인트가 추가되고, 이후 매년 5% 포인트씩 인상되어 최대 20%포인트까지 세금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조세 조약 무력화 가능성: 놀라운 점은 이 조항이 "모든 조세조약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맺은 기존 조세 조약의 혜택까지 무시하고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국제적인 논란이 예상됩니다.
특히 월가에서는 이 조항이 미칠 파장에 대해 "비상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 외국인 투자 심리 위축 및 자금 이탈: 미국 자산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이미 투자된 자금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 미 국채 시장 충격: 7조 달러가 넘는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과세가 적용될 경우, 미 국채 매도 압력이 커지고 미국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에 막대한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미국 자본시장의 무기화"라고 경고하며, 무역 전쟁에서 자본 전쟁으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이 있을까?
아직 한국이 '차별적 외국 국가'로 지정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한국도 포함된다면 국부펀드, 연기금, 한국 기업 및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벌어들이는 이자, 배당 등 소득에 대해 추가 세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섹션 899'는 단순히 세금 조항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외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안이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통과될지, 그리고 전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